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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생명권 수호 위해 투쟁 중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4>
입력 2020-10-06 03:03
생명사랑지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위드유 회원들이 지난달 9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팻말을 들고 홍보 활동을 벌인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미국에서 낙태 문제는 문화 전쟁(culture war)의 대표적 전투지다. 기독교인들은 건국 이념인 유대·기독교적 문화가 쇠퇴함에 따라 다원주의 현실에 적응해 살 것인지, 종교 자유를 적대시하는 또 다른 권리(동성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등)에 대항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미국 복음주의 생명운동 그룹은 이 새로운 갈등 앞에서 적극적인 ‘종교 자유 수호’의 길을 택했다. 도덕적·문화적으로 지배적인 세력을 형성함으로써 정치적 의결을 행사하는 데까지 지경을 확장했다.
장로교 목사, 선교사, 기독교 변증가인 프란시스 쉐퍼(1912~1984)는 낙태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전환한 핵심 인물이다. 쉐퍼는 낙태를 ‘국가 부도덕’의 결과라며 신학·정치·사회적 문제로 바라봤다. 낙태 반대는 기독교 고유 가치인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며 도덕적 무질서와 세속적 사법부에 대한 투쟁이자 법질서 회복의 길이라 설파했다. 낙태는 영아살해 및 안락사와도 연결되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문제임도 지적했다. 이러한 쉐퍼의 논지는 뉴딜주의에 입각해 인권·복지·사회적 정의의 명분으로 낙태를 반대한 가톨릭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후 미국 보수주의 기독교계의 대표적 목회자 제리 파웰(1933~2007)이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을 고양한다. 파웰이 설립한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는 낙태 및 동성애 반대, 기독교인의 투표 독려, 보수주의 후보자에 대한 지지 및 후원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사회에서 실현하고자 했다. 종교적 권리와 자유를 정치적 권리로 확대하고자 했으며, 정치적 보수주의자와 협력을 통해 박해받는 소수자가 아닌 도덕적 다수 그룹이 되기 위한 도약을 시도했다.
파웰 등 복음주의 생명운동 그룹은 기독교 학교에 대한 면세를 철회하고 이스라엘-이집트 간 캠프 데이비드 협정 중재를 이끈 지미 카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레이건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전체 기독교인의 3분의 2가 투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낙태를 내버려 두는 것이 생명권 보호에 대한 국가 의무 위반이라는 견고한 틀도 확립한다.
이 시기 레이건 대통령은 신보수주의 그룹과 협업해 유대-기독교, 반공, 그리고 가정을 중시하는 공화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 당내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낙태 이슈를 통해 연합했고, 낙태를 찬성하는 많은 당원이 탈당하면서 당의 공적 이미지와 정체성에 변화가 왔다.
그래서 1980년부터 2016년까지 밥 돌을 제외한 공화당의 모든 대선 후보가 낙태를 반대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84년 세계금지명령(global gag rule)을 통해 해외 낙태 시술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을 금지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부분 분만식 낙태를 금지하는 데도 기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를 제한하는 여러 법률 및 제도를 통과시켰다. 2017년 낙태를 제공하는 국외 단체에 대한 세금 지원을 금지하는 멕시코시티 정책에 서명했고 유엔인구기금 지원을 중단했다.
유엔인구기금은 155개국의 모자보건, 가족계획 사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미국은 2015년 7500만 달러(843억원)의 기여금을 내고 있었다. 당시 톰 새년 국무부 정무차관은 기금이 중국의 강제 낙태나 비자발적 피임 프로그램 운영에 쓰이고 있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2018년에는 25개의 양심·권리 보호조치를 통해 낙태 및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거부권을 합법적으로 허용했다. 2019년에는 정부의 가족계획 프로그램(타이틀 엑스)의 지원을 받는 클리닉에서 낙태 알선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많은 논란 끝에 태아 조직을 이용하는 연구를 제한하는 정책도 통과시켰다.
현재 복음주의 생명운동의 가장 큰 목표는 ‘로 대 웨이드’ 사건의 위헌 판결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별 주의 낙태법을 강화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관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의 권고·동의에 따라 임명된다. 하지만 일반 국민 정서에 반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위헌 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생명운동은 정치적 그룹(유권자 조직, 입법·입안), 직접 활동 그룹(낙태 시술 공급 감소, 프로라이프 단체 간 연대), 공공 교육 그룹(낙태에 대한 대중 인식 전환, 목회자·평신도 교육), 개인 활동 그룹(임산부와 직접적 교류, 실질적 사회·경제적 문제 해소를 통한 낙태 수요 감소)으로 세분화돼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생명운동 그룹은 ‘생명권 수호’라는 기독교적 가치와 ‘태아는 독립적이며 고유한 생명체’라는 의학적 사실
을 토대로 험난한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장지영 이대서울병원 임상조교수
약력=이화여대 의과대 졸업, 이화여대 의학박사. 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연구팀장, 이대 트루스포럼 대표, 이대서울병원 임상조교수.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①하나님께서는 잉태되기도 전에 우리를 아시고 선택
▶②철저하게 회개해야 할 가장 큰 죄악은 낙태
▶③주님은 지극히 작은 생명이라도 지키는 일에 기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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