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9월 15일 주일.
아침 일찍 끔찍한 꿈에 잠이 깨었다.
나는 어느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자세한 내용은 생략...)
그중 어떤 사람이 갑자기 품에서 권총을 꺼내들더니
내가 서 있던 방향으로 총을 한 방 쏘았다.
총알은 내 앞에 있던 하언이의 등에 맞았다.
나는 너무 놀라 "아니야, 아니야,..." 하며
주변 사람에게 "119에, 아니, 911에 빨리 연락해 주세요..." 부탁했다.
붉은 핏빛이 너무도 선명했다.
하언이가 나를 보며 힘없이 "엄마, 어부바 해줘..." 하고 말했다.
꿈은 거기까지였다.
너무 생생해서 잠에서 깬 후에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아픔... 그 아픔과 함께
처음에는 그냥 끔찍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하언이가 죽으면 어쩌나,
우리 하언이가 아프면 어쩌나,...
나도 언젠간 죽을 텐데...
감당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면 어쩌나...
그러고 나서는 문득,
나 자신이 얼마나 다른 이들의 아픔에 무감각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의 어느 엄마는 아이를 잃고 있을 텐데....
전쟁과 테러, 질병과 기아의 한복판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의 몸을 가슴에 안고 울부짖고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말할 수 없이 저려 왔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하언이와 남편이 같이 씻는 동안
얼른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상에 올리고
먼저 집을 나섰다.
찬양대실에 가서 오늘 부를 찬양을 연습했다.
'주가 은혜로 이끄시리'
"시련이 오고 길이 험하며
골짜기 헤맬 때 주 의지하리
예수 의지할 때 주 능력 주사 주가 이끄시리
....
감사함으로 주께 나오라
주 크신 은혜 맛보라
옛 도움 되시고 소망 되사 은혜 주시리라
....
은혜가 넘치네 주 자비와 진리
다 보리라 말씀 위에 서리
주가 이끄시리..."
죽음의 두려움... 슬픔과 애통, 절망과 공포,...
그 모든 것을 넘어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옛 도움 되시고 소망 되사 은혜 주시는 하나님,
그분이 친히 이끄실 것이다...
십자가로 확증하신 그 사랑으로,
아들 예수에게 고통과 수치와 죄의 저주를 짐 지우신
그 은혜로 끝까지 나를, 우리를 이끄실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자정이 지났다.
이 하루가 예수님의 핏값으로 얻어진 선물이고
받을 자격 없는 내게 베풀어진 기적임을
새삼 생각하고 감사드린다.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진 두 사람이 내 곁에 있음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나도 이만 긴긴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주님,
짧고도 긴 하루였습니다.
남편과 하언이와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늘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게 하소서.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부르심 받은 곳에서 순종하고
항상 기뻐하며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 가정을 미국에 보내신 그 뜻을 다 이루소서.
우리 가정을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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